무상/나무와 풀잎

얼레지, 꿩의바람꽃

눈사람1000 2019. 3. 19. 00:00

 

 

 

 

■ 얼레지


백합과에 속하는 숙근성 여러해살이풀이다. <얼레지>는 순우리말로 초록색 바탕에 갈색 반점이 있는 것이 어루러기 같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어루러기>는 곰팡이로 인해 생기는 피부병을 말한다. 꽃말: 바람난 여인, 질투

 

 

 

 

 

 

 

 

 

 

 

 

 

 

 

 

 

 

 

 

 

 

 

 

 

 

 

 

■ 꿩의바람꽃


미나리아재비과 바람꽃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숲속에서 꿩의 울음소리가 들릴 때 쯤 꽃을 피운다고 해서 <꿩의바람꽃>라고 불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꽃말: 금지된 사랑, 사랑의 괴로움, 덧없는 사랑

 

 

 

 

 

 

 

 

 

 

 

 

 

 

꽃의 소묘(素描) / 김춘수



꽃이여, 네가 입김으로
대낮에 불을 밝히면
환히 금빛으로 열리는 가장자리,


빛깔이며 향기며
화분(花粉)이며 ······ 나비며 나비며
축제의 날은 그러나
먼 추억으로만 온다.
 

나의 추억 위에는 꽃이여,
네가 머금은 이슬의 한 방울이
떨어진다.


 ♪♪
사랑의 불 속에서도
나는 외롭고 슬펐다.


사랑도 없이
스스로를 불태우고도
죽지 않는 알몸으로 미소하는
꽃이여,


눈부신 순금의 천(阡)의 눈이여,
나는 싸늘하게 굳어서
돌이 되는데,


♪♪♪
네 미소의 가장자리를
어떤 사랑스런 꿈도
침범할 수는 없다.


금술 은술을 늘이운
머리에 칠보화관(七寶花冠)을 쓰고
그 아가씨도
신부(新婦)가 되어 울며 떠났다.


꽃이여, 너는
아가씨들의 간(肝)을
쪼아 먹는다.


♪♪♪♪
너의 미소는 마침내
갈 수 없는 하늘에
별이 되어 박힌다


멀고 먼 곳에서
너는 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
나의 추억 위에는 꽃이여,
네가 머금은 이슬의 한 방울이
떨어진다.


너를 향하여 나는
외로움과 슬픔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