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흰뺨검둥오리(Spot-billed Duck)
기러기목 오리과에 속하며 크기는 52~62cm 정도이고, <청둥오리>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제일 흔한 겨울철새 중 하나이다. 연해주 및 시베리아에서 번식한 후 한국,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에서 겨울을 나는 철새이다. 우리나라 전국의 하천, 호수, 강 하구 및 연안 갯벌 등지에서 분포하며, 1960년대부터 우리나라에서 번식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전국의 야산, 풀밭에서 흔히 번식하는 텃새로 자리 잡았다.
몸 전체가 어두운 갈색이며, 갈색의 비늘무늬가 일정하게 나 있다. 암수 색이 비슷하여 구별하기 어렵다. 머리의 뺨 부분이 흰색이며, 앉았을 때 날개 끝 부분도 흰색으로 보인다. 다리는 황색을 띠고 부리는 검은색이며 끝 부분만 노란색이다. 둘째 날개깃의 광택깃은 푸른색이며 셋째 날개깃 가장자리는 흰색이다.
번식기에는 가족단위로 행동하지만, 비번식기인 겨울철에는 무리를 이루어 생활한다. 식물의 종자, 낟알, 풀줄기, 수초, 수서곤충 등을 먹으며, 낮에는 호수, 저수지, 강에서 휴식하다가 저녁 무렵부터 먹이를 찾아 농경지로 이동한다.
산란기는 6월 하순~7월 초순이고 흰색 알을 7~12개 낳으며 품은 지 26일이 지나면 부화한다. 둥지는 논이나 저수지 주변의 초지 또는 야산의 덤불 속에 오목하게 땅을 파고, 풀과 앞가슴 털을 뽑아 내부를 장식한다.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둥지를 떠나 어미의 보살핌을 받으며 먹이를 찾는다. 암수가 짝을 이루어 행동하며 새끼는 암컷이 주로 기른다.
강은 가르지 않고, 막지 않는다 / 신경림(1936~)
강은 가르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을 가르지 않고
마을과 마을을 가르지 않는다.
제 몸 위에 작은 나무토막이며
쪽배를 띄워 서로 뒤섞이게 하고,
도움을 주고 시련을 주면서
다른 마음 다른 말을 가지고도
어울려 사는 법을 가르친다.
건너 마을을 남의 나라
남의 땅이라고 생각하게
버려 두지 않는다.
한 물을 마시고 한 물 속에 뒹굴며
이웃으로 살게 한다.
강은 막지 않는다.
건너서 이웃 땅으로 가는 사람
오는 사람을 막지 않는다.
짐짓 몸을 낮추어 쉽게 건너게도 하고,
몸 위로 높이 철길이며 다리를 놓아,
꿈 많은 사람의 앞길을 기려도 준다.
그래서 제가 사는 땅이 좁다는 사람은
기차를 타고 멀리 가서 꿈을 이루고,
척박한 땅 밖에 가지지 못한 사람은
강 건너에 농막을 짓고 오가며
농사를 짓다가, 아예
농막을 초가로 바꾸고
다시 기와집으로 바꾸어,
새 터전으로 눌러 앉기도 한다.
강은 뿌리치지 않는다.
전쟁과 분단으로
오랫동안 흩어져 있던 제 고장 사람들이
뒤늦게 찾아와 바라보는
아픔과 회한의 눈물 젖은 눈길을
거부하지 않는다.
제 조상들이 쌓은 성이며 저자를
폐허로 버려 둔 채
탕아처럼 떠돌다 돌아온
메마른 그 손길을 따듯이 잡아 준다.
조상들이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하여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수없이 건너가고 건너온
이 강을 잊지 말란다.
강은 열어 준다, 대륙으로
세계로 가는 길을,
분단과 전쟁이 만든 상처를
제 몸으로 말끔히 씻어 내면서.
강은 보여준다,
평화롭게 사는 것의 아름다움을,
어두웠던 지난날들을
제 몸 속에 깊이 묻으면서.
강은 가르지 않고, 막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