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동물

산토끼

눈사람1000 2019. 1. 7. 23:30

 

 

 

 

■ 산토끼

 

 

 

 

 

 

 

 

 

 

 

▲ 금정산

 

 

 

 

 

 

 

 

 

 

 

 

 

 

 

 

 

 

 

 

그 겨울의 시 / 박노해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


찬 바람아 잠들어라
해야 해야 어서 떠라


한겨울 얇은 이불에도 추운 줄 모르고
왠지 슬픈 노래 속에 눈물을 훔치다가
눈산의 새끼 노루처럼 잠이 들곤 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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