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나무와 풀잎

치자나무

눈사람1000 2018. 12. 26. 22:30

 

 

▲ 치자나무. 꼭두서니과에 속하는 상록 활엽 관목. 열매가 술잔모양을 닮아서 <치자나무>란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 1,500년 전 무렵에 중국에서 도입하였으며, 따뜻한 곳을 좋아하여 주로 남해안과 도서지방에서 잘 자란다. 키는 2~3미터 정도로 작은 나무이다. 꽃말: 청결, 순결, 한없는 즐거움

 

 

▲ 잎은 마주나기로 달리며 긴 타원형이고, 표면이 반질반질하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6~7월에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고, 초여름에 흰빛으로 피어 짙은 향기를 풍긴다. 우리가 흔히 보는 장미과에 속하는 꽃들의 대부분은 꽃잎이 다섯 장이지만, 치자나무는 여섯 장의 꽃잎을 갖고 있다. 비슷한 종류로는 잎과 꽃이 작고 꽃잎이 여러 겹으로 된 <꽃치자>가 있다.

 

 

 

 

 

▲ 열매는 길이가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긴 타원형이고, 늦가을에 접어들면서 주황색으로 익는다. 열매 말린 것을 <치자> 또는 <산치자>라고 하여 한방에서 소염제, 이노제, 지혈제로 사용하거나 황달의 치료에 쓰며, 단무지나 천을 물들이는 대표적인 전통 염료이다. [사진인터넷펌]

 

 

 

 

 

치자꽃 설화 / 박규리


사랑하는 사람을 달래 보내고
돌아서 돌계단을 오르는 스님 눈가에
설운 눈물 방울 쓸쓸히 피는 것을
종탑 뒤에 몰래 숨어 보고야 말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법당 문 하나만 열어 놓고
기도하는 소리가 빗물에 우는 듯 들렸습니다


밀어내던 가슴은 못이 되어 오히려
제 가슴을 아프게 뚫는 것인지
목탁 소리만 저 홀로 바닥을 뒹굴다
끊어질 듯 이어지곤 하였습니다


여자는 돌계단 밑 치자꽃 아래
한참을 앉았다 일어서더니
오늘 따라 엷은 가랑비 듣는 소리와
짝을 찾는 쑥꾹새 울음소리 가득한 산길을
휘청이며 떠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멀어지는 여자의 젖은 어깨를 보며
사랑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인 줄 알 것 같았습니다


한번도 그 누구를 사랑한 적 없어서
한번도 사랑 받지 못한 사람이야말로
가장 가난한 줄도 알 것 같았습니다


떠난 사람보다 더 섧게만 보이는 잿빛 등도
저물도록 독경 소리 그치지 않는 산중도 그만 싫어
나는 괜시리 내가 버림받은 여자가 되어
버릴수록 더 깊어지는 산길에 하염 없이 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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